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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치' 주목 아트테크…장정옥 PB센터장 "취향에서 시작해야"

‘아트테크(아트+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투자’가 아닌 ‘취향’에서 출발한다. 작품을 경험하고 느낀 좋은 감정을 갖게 되면 구매로 이어지고, 구매한 작품의 값이 뛰어 ‘투자’가 됐을 때 비로소 아트테크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이에 아트테크 시장의 주 플레이어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올드리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20·30세대 영리치들의 참여가 늘었다. 지난 20일 만난 장정옥 하나은행 아레테큐브 골드클럽 PB센터장은 현장에서 이를 몸소 느낀다고 한다. 장 센터장은 "작품을 보는 일이 특별한 활동이 아니게 됐다"며 "아레테큐브가 있는 서울옥션 사옥에서 1주일에 한 번씩 프리뷰를 하는데, 오는 고객 구성이 1~2년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테마가 뚜렷한 전시회나 박물관에 가는 것이 아닌 서울옥션에 온다는 건 구매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경매라는 것은 예술을 가장 상업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장터이기 때문이다"고 확신했다. 하나은행 아레테큐브 골드클럽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서울옥션에서 내놓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장 센터장은 이를 보러온 고객들의 분위기를 현장에서 수시로 접하고 있다. 현재 '주식 시장 침체기'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는지 물었다. 그는 "예술은 영원하다"고 했다. 이어 "같은 투자여도 성공과 실패는 늘 갈린다. 문제는 안목"이라며 "다만 아트는 투자 목적과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취향이 반반 섞여 있을 때 좋다. 투자 목적만 본다면 좋은 결정을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좋은 결정'을 도와주는 일이 장 센터장의 역할이었다. 그는 30년 동안 PB로 일하며, 예술 작품을 대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취향과 성향을 마주해 왔다고 했다. 장 센터장은 '컬렉터'가 원한다면 아트에 대한 모든 금융거래나 자문 등 서비스하는 '아레테큐브 골드클럽'에서 30명의 하나은행 골드클럽 회원 자산 400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큰 부를 일군 20·30대 젊은 자산가부터 예술에 조예가 깊은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다양한 고객이 이용 중이다. - 아레테큐브는 누가 이용하나. "하나은행 PB 상단의 골드클럽 회원이 있다. 아레테큐브는 골드클럽팀 중 하나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트와 관련된 서비스를 특화해서 관리해주는 곳이다. 골드클럽 기준은 거래 규모로 정해진다. 최소 30억원 이상을 거래하고 있어야 한다." - 어떻게 탄생했나. "은행은 모두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액자산가 유치에 굉장히 집중하는데, 금리 상품 변별력은 크게 없다. 하나은행이 생각한 아이디어가 '고객의 취향이 무엇일까'였다. 문화·예술적 취향이 있는 고객들이 많았다. 여기서 출발한 채널이다. 서울옥션이라는 경매 회사에 입점한 것도 이런 문화·예술적 정체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레테큐브에서는 고객이 특정 아트 콘텐츠가 마음에 든다면, 구입자문을 해주고, 가진 작품의 매각 자문은 물론 평가 담보대출 등 모든 것을 돕는 채널이다. 정해진 건 없다. 이곳에 오는 고객만 정해져 있을 뿐이다. 하나은행 골드클럽의 PB가 투자·주식·상품가입은 물론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진 고객에게는 프라이빗하게 아트 관련 자산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해주는 곳이라 할 수 있다." - 고객이 미술품을 통해 투자하거나 금융 거래한 사례를 소개해준다면. "아직 시작한 지 2년으로 초기 단계이지만, 김환기 작가의 작품으로 담보 대출을 취급한 사례가 있다. 150억원이었다.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으로 담보 대출도 있다. 컬렉터 입장에서 중요한 서비스다. 컬렉터를 만나보면 기존 작품 외에 새로운 작품을 사고 싶은데 처분하기 쉽지 않아 한다. 금융자산에 리밸런싱이 필요한 것과 같다. 적극적으로 작품을 사고팔고 하면 상관없지만, 진짜 컬렉터라면 작품을 살 일만 있기 때문에 작품을 담보로 대출받고 싶어하는 니즈는 엄청나다. 그런데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작품을 담보로 봐주기엔 역사가 짧다. 하나은행 골드클럽은 안전한, 검증된 고객이다. 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언제든 세계적으로 거래가 되는 작가를 대상으로 (담보 대출을) 한 거고, 그 작가가 김환기, 쿠사마 야요이였다." - 해외에서는 이런 미술작품을 담보로 하는 사례가 많나. "세계 미술 시장 규모가 지난해 85조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미술품 담보 대출 규모는 40조원 정도 되는 거로 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옥션·케이옥션에서 고객 서비스 차원으로 하는 정도다. 작품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니니, 경매 회사는 좋은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 비즈니스로 하는 것이 아닌 작품 확보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초기 단계다. 국내에서는 작품 담보 대출 취급한 사례가 하나은행이 처음이었다." - 아레테큐브는 서울옥션과 제휴해 어떻게 협업하고 있나. "서울옥션과 하나은행은 종합 업무협약이 체결돼 있다. 고객이 작품을 사고 싶다고 한다면 자문 의뢰를 한다. 서울옥션 외 복수의 회사가 있지만, 우선 서울옥션을 추천한다. PB는 고객이 해외작가를 원하는지, 국내 작가를 원하는지, 투자 가능한 자산은 얼마나 되는지, 컬렉션을 하는 이유 등 고객의 취향을 우선 파악한다. PB가 관심이 있다고 해서 직접 작품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고객 취향을 확인하고 제일 서비스를 잘할 수 있는 전문가와 연결한다. 여기서 서울옥션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서울옥션은 국내 경매회사 최초 상장사로 정통성이 분명히 확인되는 곳이다. 이렇게 고객이 서울옥션을 통해 작품을 구매한 사례가 있다." - 최근 신흥 부자들이 많아지고 젊은 세대의 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데 체감하나. "1~2년 사이에 새로운 리치들이 많이 등장했다. 부모의 의지가 아닌 독립적으로, 본인 의사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힘과 필요성이 생긴 신흥 부자들이다. 또 평균 60대 이상의 올드리치가 그 자녀와 같이 아레테큐브에 온다. 집안의 분위기를 이어받게 된다고 본다. 예술적 취향을 가진 영리치들이 아레테큐브에 와보면 좋다. 금융기관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프라이빗한 금융 업무가 가능하고, 서울옥션에 참여해 그림도 보고 경매도 할 수 있다." - 젊은 층 사이에 '조각 투자'가 인기다. 준비하는 '파인아트신탁'이 비슷한 구조인가. "조각 투자가 인기길래 한 플랫폼을 통해 투자해봤다. 결과는 아직이지만, 편리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조각 투자라고 해서 작품이 작다는 건 편견이다. 크고 좋은 작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조각 투자는 예술을 '투자'로만 본다면 아주 좋은 투자 방법이다. 조각 투자가 주식을 사고팔듯이 하는 거라면, '파인아트신탁'은 단순히 투자 이상의 컬렉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수의 고객이 구매하기 어려운 작품 사이즈, 구하기 어려운 작품을 10명 내외 고객이 함께 투자하는 구조다. 이들은 소속감이 중요하다. 지난해 나온 자산시장 보고서가 있다. 거액의 컬렉터에게 '왜 컬렉션을 하는가'라는 설문을 했다. 복수 응답으로 제일 많은 응답이 '미적인 이유'였고, 그다음은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네트워킹의 목적으로' '기대수익률' '포트폴리오 분산' '집안의 전통' 등이었다. 조각 투자는 소속감을 느끼기에는 쉽지 않은, 정말 '투자'의 목적이 강력하다. 파인아트신탁은 컬렉터의 니즈들이 충족되는 형태로 준비 중이다. 파인아트신탁은 단순히 상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컬렉터를 써클화해서 '네트워킹 장'이 될 것이다. 하나은행의 거액자산가 그룹에 대한 취향이나 행태에 관심, 노하우가 바탕이 되기에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PB라는 개념을 도입한 첫 은행이다." - 10명이 나눠 신탁 투자하는 신탁은 집에 걸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어떻게 보관되나. "작품은 서울옥션과 하나은행 수장고에 보관된다. 하나은행 수장고는 10월 말 오픈 예정이다. 은행 금고 믿듯, 신탁업자로서 작품을 관리할 책임을 하나은행이 진다. 수장고는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볼 수 있고 고객들 동의로 오픈될 수도 있다." - 파인아트신탁은 언제 나오나. "소소하게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과도기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 아트 관련 PB 시장에 다른 은행들도 진입할까. "아트 시장 자체는 MZ세대가 본격적으로 진입했기 때문에 생명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취향'이라는 문제에 대해 시대가 엄격해졌고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곳이 유리하고, 제대로 하는 곳이 더 유리할 것이다." - 아레테큐브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이곳의 슬로건이 '자산에 격을 더하다'다. 예술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자산 규모가 큰 고객에게 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드리는 것과 충분히 이 분야에 관심이 높은 고객이라면 편히 누리도록 제공하는 것이 아레테큐브의 역할이다. 앞으로는 패밀리 오피스로 가고 싶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고객이 나이 들어간다는 점인데, 여기서 PB가 고객의 자녀세대와 또 그다음 자녀세대까지 온전히 케어하겠다는 것이 패밀리 오피스다. 명문이라는 건 재산의 크기로만 되는 건 아니다. 아트를 매개로 재산에 의미를, 가치를, 품격을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겠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9.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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